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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젖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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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883회 작성일 01-12-24 04:44

본문


할머니의 황폐한 젖가슴은

우리들의 손 끝에 묻어나

자꾸만 가라앉고 있었다


바라보아도 마음껏 흔들어도

숨겨지지 않는

후줄근한 두 젖꼭지는

이제 막 그친 풍상에 씻겨

표자 하나 없는 돌비의

수만 년 전으로

돌아와 서 있었다


새벽달이 떠오르면

잃어버린 젖가슴을 할머니는

잠이 든 누이의 심장에서 건져와

그렇게 신비스런 종처럼 흔드시다가

막내 야무진 가슴에

못다한 주문 외우시고는

핏빛 산골짝으로

묻혀가고 있었다


--저고리를 몽땅 헤치랴--

노망기 섞인 여든 할머니의

죽어가는 흙웃음으로

우리는 참말

여든의 몇 배만큼이나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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