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밤에 생기는 일 --평장(平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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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이면 으레 증조부께서는
아버님 손 붙들고 가신 곳이 있다 하신다
그즈음 입심 좋다좋다 하는
남의 선산 슬그머니 들어서시며
얼음발 선 들풀더미에
그냥 서서 우셨다 한다
네 할아버지 여기 누워계시다
너희가 머지않아 숨은 힘이 펴진다면
아무래도 이 땅 손수 점지하신
당신의 음덕이 아니겠느냐
두어 평의 땅이 주는 천금의 미래
고대하며 할아버지 아버지
정초의 한숨으로 들르시던 이곳
이제 내가 와서 소주 한 잔 마신다
황금이었는가
흙이었는가
밤의 밤에 생기는 일
밤의 밤이 덮어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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