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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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이는 갔니라
시커먼 얼굴 소 같은 눈
찌들어 붙은 옷소매로
코를 훔치던 항복이는
갔니라 그때
달 밝은 여름밤
우리는 싸웠지 항복이
바람 난 누이 소문 난 누이
이발소집 아저씨 면도칼 들고
누이방 들었다지 모두가 안다
항복이 울다가 홀로 방죽에 가고
섬뾵한 우리 뒤따라 갔지만
항복인 거기 없었지 영영
다시는 없는 항복이 부르며
우리는 이리저리 숨어다니고
항복이는 갔니라 그때
몇 날 며칠 마을 사람 방죽에 차일 치고
선생님은 달려와
기절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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