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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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엘 가다가 얻어 쓴 모자를
걸치고 들어서니
아내는 거지같다고 웃는다
그 말 속에는 없는 가시가
가슴을 후비고 든다
제 복은 갖고 나는 법이라
할머니 나를 받으셨다
아버지 손금 어두우신 삼십 년
생사의 고비를 두어 번 넘기면서
아예 당골 무당에 나를
팔으셨다 하시는데
남은 인생이라고 별 다를까
평생 남의 것을 빌려 쓰면서
내 것처럼 요긴하게 쓰긴 쓴다지만
항상 부끄럽다
사는 것보다 쓰는 것보다
이 가난한 가슴 가득
괴어 오는 전생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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