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한국화대제전을 둘러보고(인천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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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한국화대제전을 둘러보고
인천 현대미술이 한 자리에 모였다. 원로를 비롯하여 중진과 신진들의 작품이 다양한 얼굴로 한데 어울려 모처럼 인천 미술의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한국화대제전은 찾는 이들을 충분히 즐겁게 해주었고, 그래서 준비한 모든 분들에게 그 소박한 영광이 돌아가야 하리라고 믿는다. 향토 인천에도 그렇게 봄은 오고 있었다. 꽃잎이 날리는 거리에도, 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거리에도, 그리고 문화예술의 참맛을 느끼기 위해 종합예술회관의 전시관을 찾은 미술애호가들에게도, 봄은 변함없이 찾아오고 있었으며, 그 봄은 언제나처럼 싱싱하고 따스하고 희망적이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향토 인천의 미래와 인천미술의 미래는 보다 긍정적이며 낙관적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하다.
미술작품에 눈이 어둡거나 자주 접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작품 속에 담긴 작가의 정신이나 작품 속에 심어둔 문제의식을 읽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반면 그림 역시 보는 사람 누구에게나 편안하고 감동적인 인상으로 다가오기만 한다면 그것도 미술의 대중화를 위하여 필요한 일이라고 믿는다. 문화예술이 경제적 사고와 패턴에 밀려 자꾸 힘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또한 치열한 예술가적 정신으로 현실과 역사를 읽어가는 진지한 예술가들이 끝까지 살아있는 한 예술의 존재가치는 결코 그 자리를 무엇에게도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미술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는 데에는 보다 숙련되고 정제된 감상능력이 필요할 줄 안다. 그러나 만약에 미술에는 문외한인 시적 취향만으로, 그 중에서도 모더니티에 가까운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개인적으로 느낌이 와 닿는 작품은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다. 모처럼 우문국, 정순일 화백의 작품을 전시장에서 보게 되어 반가웠다. 정 화백은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때가 묻지 않은 영혼 자체로 작품을 창조해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작품의 역사성이나 사회성은 묻고 싶지 않다. 인간은 인간 속에 내재한 무한한 세계를 표현해내고 싶어 안달하는 족속이다. 인간은 인간만으로도 충분히 신비롭다. 작가가 그려낸 그림 속의 언어도 살펴볼 가치가 있겠으나, 필자는 작품을 바라보면서 작품을 쏟아낸 작가의 숭고한 정신을 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읽어내고 싶다.
2004년 5월.(인천미협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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