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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 도약의 시기(1990, 문예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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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887회 작성일 03-04-2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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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지역문화는 그동안 침체일로였다. 때문에 많은 향토 문화인들이 그 점에 대해 상당히 고심을 해왔다. 인천 지역문화가 침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많다. 한두가지로 요약 정리될 수도 없는 것이고, 또한 그 한두가지 만으로 한 지역의 문화가 침체되었다고 자신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그간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던 사항을 몇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는 수도 서울과의 근접에서 오는 역현상이다. 불과 30분 거리로 서울과 인접해 있음으로서 갖을 수 있는 장점과 단점중에 인천은 단점만을 오로지해 갖고 있는 특이한 도시다. 서울 문화의 자양분을 가장 유리한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서울문화에 송두리째 흡수당하여, 문화의 황무지화, 문화의 공동화 현상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둘째는 인천 토박이의 부재현상이다. 뒤집어 말하면 인천에는 타지역 출신이 더 많다는 얘기다. 때문에 향토의식에 있어 타지역에 비해 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인천은 서울을 향한 철새들이 잠깐동안묵었다 떠나는 휴식처에 불과한 도시다. 아무도 인천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때문에 향토문화에 관심을 갖을 수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셋째는 전반적인 시민 문화의식의 침체 현상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인천 향토 문화인이나 시정 당국이 다같이 반성해야할 중요한 문제로 파악되어진다. 인천의 문화행사는 그간 대부분이 요식 행위에 불과했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필요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는 도리없이 할 수 밖에 없다는 식의 인식이 그간의 문화행사를 형식화 외형화로 몰고 갔다는 얘기다. 청소년 계층으로부터 주부 계층에 이르기까지 보다 근본적이며 질적으로 고급인 문화예술을 보여주고, 문화인으로서의 자양분을 충분히 공급해주고자 하는 자세가 결핍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천은 더욱 문화도시로서의 발돋움이 사실은 늦어진 셈이다.

그러나 이제 80년대를 마무리하면서, 인천문화는 서서히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문화외적으로 형성되어가는 여러 요인들, 다시 말하면 중국과의 점진적인 교류분위기나 공단의 조성 및 도서 관광지의 개발 등에 의하여, 인천의 도시 환경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듯 하며, 또한 다양하게 변화해가는 문화정책에 힘입어 지역 문화인들이 본격적 문화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점을 증명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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