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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언어생활이 건강한 미래를 연다/아라칼럼/미디어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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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3,142회 작성일 14-03-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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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언어생활이 건강한 미래를 연다
 
 
  청라국제도시를 한 바퀴 돌다보면 어느 아파트인가에 이런 현수막이 걸려있다. ‘니 배 채우자고 우리 등골 빼먹냐’ 아마도 주민들이 건설사를 향해 무언가 강력하게 항의를 하는 것으로 짐작이 된다. 궁극적으로는 하락한 아파트값은 건설사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의미도 들어있어 보인다. 그런데 말이 너무 거칠다는 이야기다. 이런 문장만이 아니라 더 거친 문장도 발견할 수가 있다. 국제도시에 걸맞는 품위는 차치하고라도 아파트 어린아이들 인성교육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어른들의 태도가 마음에 걸린다.
 
  이런 현수막도 있었다. ‘30분 먼저 가려다 30년 먼저 간다’ 이건 관공서에서 내건 교통질서 켐페인 중 하나로 보인다. 악담이다. 서두르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니, 죽음을 적시하여 시민을 협박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살려면 속도를 줄이라는 말이겠으나, 정말 쓰고 싶은 말이라면 ‘30분 늦으셔도 30년이 있습니다’ 정도로 순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민을 극단적인 방향으로 몰아 어떤 이득을 볼 것인지가 궁금하다. 정말 부드럽고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게 될 경우 사고가 늘어날지는 모르겠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하는 언어생활이 필요하다. 따뜻한 가슴을 갖도록 하는 언어와 문장들이 필요하다. 필자가 보낸 유년시절에는 적어도 이런 식의 강력한 표어는 본 적이 없었다. 반백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 사회가 많이 각박해지고 피폐해지고 다급해졌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사는 것은 엄청나게 편리해지고 윤택해졌으나 정신은 그야말로 고갈 상태가 아닌가 걱정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저급한 문화를 향한 악순환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도 된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그야말로 정신이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닌가.
 
  언어는 사회적 활동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는 직접적인 표현수단이다. 간접적인 방법도 다양하겠지만 갈수록 1차적 직접표현에 집착하는 세태도 문제이다. 언어를 순화하거나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구사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말 한마디로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할 것인지만을 염두에 둔 결과일 것이다. 하기사 간접적 표현 방법의 하나인 인터넷 공간의 댓글도 이미 건강한 정상적 수준을 넘어버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긴 하다. 시간이 없다 보니 마음들이 급해진 것일까. 부드러운 말로는 어떤 결과도 끌어낼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라나는 2세들을 생각해서라면 이제 어른들부터 말이나 표현을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가기관이나 관공서에서 나오는 문장들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말을 두고두고 사용해야 할 후손들을 위해 한 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어려운 한문투가 문제가 되어 한자가 사라진지 꽤 되었다. 어떤 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이다. 또한 우리말을 우리가 갈고 다듬지 않으면 다듬어줄 사람이 없다. 언어표현은 국민적 정서의 핵심이므로 우리 국민 모두가 저질적 정서라는 도매금으로 매도 당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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