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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문학상-금붕어(1976년 성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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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1건 조회 3,827회 작성일 03-07-2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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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금붕어는 눈을 감지 않는다
사랑하는 저들끼리 똑같은 눈을 하고
죽어도 산 빛으로
몇 목숨을 지새운다
제 몸의 피까지 내보이고
제 몸의 가시가 산 증거가 되어서
눈들이 몇 백리를 돌아가도
제 몸 하나 감출만한 소라
껍질 속으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매밀묵같은 살이 모조리 허물어지도록
마주 보자 한다
줄곧 죽은 시늉으로
물풀 뿌리에 얼굴을 묻고
그놈은 물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제 몸보다 큰 혹
혹보다 큰 눈을 하고
윈 곳곳에 겨울을 흩뿌리고 다녀서
참으로 누구에겐들 말해줄 수 없었다
금붕어가 눈을 감는 것을
볼 수 있을까
돌담 뒤로 살며시 돌아가면서
그 큰 눈을 깜박 내리감는 것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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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권님의 댓글

장종권 작성일

  대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막역했던 국문과의 권순긍(세명대 국문과 교수)이 응모를 강권했다. 그래서 이 상의 의미가 대부분 그의 몫이 되어버렸다. 이 때부터 나는 김택현(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이영석(광주대 사학과 교수), 이헌수(현재 중외제약) 등과 어울리기 시작했으며, 문학동인 <행소>와도 그 질긴 인연의 끈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해 늦은 봄 나는 그들과 4인 시소설집 <3막7장>을 발간하고 김택현의 주선으로 캠퍼스에서 개인 시화전을 열었다. 생각하면 꿈만 같은 일이다. 그리고는 4월 말 나는 머리를 깎고 논산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