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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성균문학상 심사보고-꽃이 그냥 꽃인 날에/강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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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4,594회 작성일 06-12-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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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성균문학상 심사보고

올 해로 열 아홉 번 째를 맞이하는 성균문학상 수상자 선정을 결정하기 위해 지난 11월 29일 수요일 혜화동에서 심사위원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심사에는 김여정 시인과 이정호 소설가, 강우식 시인 등 3명이 자리를 하였으며, 선정 후보작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하였습니다. 그 결과 본상 수상자로는 장종권 시인을, 우수상 수상자로는 안명옥 시인을 선정하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번 성균문학상 본상 수상자인 장종권 시인은 1985년에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꾸준한 시작 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일뿐만 아니라 계간지 <리토피아>의 주간으로서 우리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문예지의 중요 편집인이기도 합니다. 장종권 시인의 이러한 시작 활동에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시인과 편집인의 삶이 한데 어우러진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수상작인 시집 <꽃이 그냥 꽃인 날에>는 그의 네 번째 시집으로 그의 이전 시집에서 웅숭깊게 형상화된 아산호를 꽃의 심상과 절묘히 포개놓음으로써 시인이 추구하는 독특한 시세계를 향한 시적 열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장종권 시인은 시집 머리말에서 “아산호 가는 길을 멈추지 못했다. 그 길은 그만 가라는 고언도 있었으나 사실은, 첫발조차 제대로 떼지 못했다는 반성과 자괴감이 더 중요한 문제로 남았다.”라고 언급하는데, 우리는 이번 시집에서 그의 이러한 시적 탐구에 대한 도정을 자연스레 만날 수 있습니다.
시집의 제목이 담겨 있는 <꽃이 그냥 꽃인 날에 아름다웠던 꽃을 그리며>에서 그는 “이 땅의 꽃이란 꽃은 모두 죽어버려라/아름다운 것들은 아름다운 껍질을 벗고/산 것들은 생명의 소중한 속살을 파내어/우주의 먼지 속으로 모조리 던져버려라/(중략)/미래의 꿈들이 절망적으로 춤추는 곳에서/꽃은 꽃으로 서있어도 더 이상 꽃이 아니다”고 노래하듯이, 그는 세상의 모든 부정한 것들과 연루되어 있는 아름다움을 도도히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신생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꽃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부정한 것들을 부정하는 저 도도한 부정의 시적 정신이야말로 장종권 시의 밑자리에 자리하고 있는 ‘부정의 미학’인 것입니다.
이처럼 본상 수상자인 장종권 시인의 시와 삶에 대한 시적 탐구의 열정이 돋보이는 반해 우수상 수상자인 안명옥 시인은 젊고 패기어린 시쓰기를 통해 성균문단과 한국문단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명옥 시인은 2002년 <시와 시학> 제1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신예시인으로서, 이번 수상작인 시집 <소서노>는 그의 첫 시집이며, 이 시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올해의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안명옥의 이번 시집은 서사시집으로, 우리 고대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였던 ‘소서노’라는 여인의 삶을 밀도 있게 천착하여, 혹 우리가 망각하고 있던 고대사의 진실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성 중심의 서사시가 아닌, 여성의 시각에서 고대사를 재구성해보려는 시적 패기는 성균문단뿐만 아니라 한국문단의 젊은 시의 탁월한 성과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최근 일상의 미시 감각에 치우친 젊은 시들이 주류인 시단에서 안명옥 시인은 일상의 협소함에 갇히지 않고, 역사의 현실과 대면하는 가운데 그만의 시세계를 뚝심있게 펼치려 한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시인입니다.
수상자 두 분에게 성균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제19회 성균문학상 수상에 대한 간략한 심사보고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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