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문학상-할머니의 젖가슴(1976년 성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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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젖가슴
할머니의 황폐한 젖가슴은 
우리들의 손 끝에 묻어나 
자꾸만 가라앉고 있었다  
바라보아도 마음껏 흔들어도 
숨겨지지 않는 
후줄근한 두 젖꼭지는 
이제 막 그친 풍상에 씻겨 
표자 하나 없는 돌비의 
수만 년 전으로 
돌아와 서 있었다  
새벽달이 떠오르면 
잃어버린 젖가슴을 할머니는 
잠이 든 누이의 심장에서 건져와 
그렇게 신비스런 종처럼 흔드시다가 
막내 야무진 가슴에 
못다한 주문 외우시고는 
핏빛 산골짝으로 
묻혀가고 있었다  
--저고리를 몽땅 헤치랴-- 
노망기 섞인 여든 할머니의 
죽어가는 흙웃음으로 
우리는 참말 
여든의 몇 배 만큼이나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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