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도 사랑하면 아내가 된다 금수라고 다를 것은 없으나 강아지를 가족으로 만든 고독은 어쩐지 슬프다 보신탕집 강아지도 주인에게 충성한다 신앙은 누구를 위한 기쁨인가 생사는 어차피 내 것이 아니므로 기쁨만 소유하는 무지를 소원한다 절망보다 체념의 미학을 연구한다 여우의 신 포도는 존재하는 불가능을 가소로운 가능으로 만든다 사라진 자는 사라졌다 부활은 시간을 헛되이 돌려놓을 뿐 미래는 미래의 주인들이 소유하듯이 현재는 다만 현존하는 자들의 것이다 누구든 이제 와 살아보아야 헛것일 뿐이다
아내의 방귀 그녀의 방귀에는 색깔이 있다. 어떤 날에는 푸르스름한 색깔의 방귀가 나오고, 어떤 날에는 노르스름한 색깔의 방귀가 나온다. 아침에는 연둣빛 색깔의 방귀가 나오다가, 저녁에는 불그스름한 색깔의 방귀가 나오기도 한다. 색깔이 다르듯이 냄새도 다르다. 어떤 색깔의 방귀는 참아낼 수가 없는 것도 있고, 어떤 색깔의 방귀는 단내가 나는 것도 있다. 색깔에 따라 냄새가 일정한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으나, 나는 그녀의 방귀 냄새를 색깔과 맞추고자 애를 쓴다. 색깔에 따라 냄새를 판단하고 그녀의 기분을 파악한다. 그녀가 …